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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 보자르갤러리, 거장들의 작품 한자리에 ‘반드시 기억되어야 할 아티스트들’ 전시 진행 중이세현 Beyond Red 022 Dec 07_Gold leaf, Oil on Linen_130x130cm (국민문화신문) 최정수 기자 = 서울 청담 보자르갤러리(관장 허성미)에서는 연말연시를 맞아 대미를 장식할 ‘반드시 기억되어야 할 아티스트들’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고영훈, 김종학, 김창열, 김환기, 김흥수, 박서보, 신철, 윤병락, 윤형근, 이건용, 이배, 이석주, 이세현, 이왈종, 이우환, 이희돈, 주태석, 천경자, 최영욱, 하태임, 한만영 총 21명의 작가 작품이 선보인다. 1세대 작가부터 꾸준히 사랑 받아온 현존하는 스테디셀러 작가들까지 26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The Remarkable : 반드시 기억되어야 할 아티스트들”은 작품성, 시장성, 인기 등을 갖춘 동시대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 작가들로 구성되어 한국 현대미술 정점의 대가들과 대작들을 압축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이다. 달항아리의 형이상학 존재론적 사유 고영훈, 설악 야생화의 화가 김종학, 한국적 정취를 담은 물방울의 화가 김창열, 민족의 정서와 자연을 담은 김환기, 한국의 얼을 담는 김흥수,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화백, 아름다운 기억의 순간 신철, 탐스러운 하이퍼리얼리즘 사과 윤병락, 침묵과 고요함의 대가 윤형근 작품이 전시된다. 또한 한국 실험 미술의 선구자 이건용, 숯의 감정적 표현 이배, 무형의 사유 이석주, 동서양의 조화 붉은 산수 이세현, 고즈넉한 제주 생활의 중도 이왈종, 절제된 힘의 미니멀리즘 이우환, 우주의 무수한 인연 이희돈, 내면의 풍경화 주태석, 한국인의 정서를 담은 천경자, 고요하고 깊은 절정의 달항아리 최영욱, 찬란한 기억의 색채 하태임, 오브제를 이용한 화면의 공존을 보여주는 한만영 작품까지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최근 2023년 10월 25일에서 경매에서 1550만원에 낙찰되었던 최영욱작가의 karma와 2023년 10월 24일 이우환의 석판화가 1500만원에 낙찰되어 여전한 그들의 역량을 보여준다. 특히 2023년 10월 김창열 화백의 회귀 100호 원화 작품이 1억 500만원에 낙찰되는 등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한자리에서 원화 뿐 아니라 판화까지 두루 감상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드시 기억되어야 할 아티스트들’기획 전시를 진행하는 청담 보자르갤러리 허성미 관장은 "단순히 작가의 작품과 유명한 대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작품이 품고 있는 의미와 작가 한 분 한 분의 가치관과 그들의 예술 세계를 선보이고, 현대미술의 맥을 알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명작, 대작이라는 수식어는 아무 작품에 붙지 않는다. 한 작품이 정점의 타이틀을 거머쥐기까지는 깊이 있는 인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내공이 강한 작품들로 고유의 깊이감을 선사한다. 이번 행사를 통해 청담 보자르 갤러리는 한국의 현대 미술 우수성을 알리고 문화적 가치를 확대하는 전시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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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에서 경기 북부의 문화예술을 재조명하다끼마켓 행사 전경. 사진제공 : 경기문화재단 (국민문화신문) 유석윤 기자 =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강헌)은 경기지역 시각예술작가 발굴과 미술 시장 촉진을 위해 추진하는 ‘2021년 경기 미술품 활성화 사업(아트경기)’의 일환으로 협력사업자 스튜디오 끼(대표 이광기)와 함께 파주 출판단지 일대에서 팝업갤러리 《아트 DMZ 페스티벌: 파주일로(坡州一路)》를 오는 28일(목)부터 31일(일)까지 총 4일간 개최한다. 《아트 DMZ 페스티벌: 파주일로(坡州一路)》(이하 ‘아트 DMZ’)은 접경지역이자 책과 영화, 건축, 미술 등 다양한 문화예술이 집결한 도시 파주에서 경기 북부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고 활성화하고자 기획되었다. 이번 행사에는 ▲55인의 경기 지역 작가가 참여하는 메인 전시 ‘아트 DMZ 그룹전’ ▲미술계 전문가 참여의 ‘아트 DMZ 포럼’ ▲신진작가(얼죽아 세대)와 원로·중견 작가(꼰대라떼)를 한 자리에 초청하여 대화를 가져보는 ‘작가 토크쇼’ 등 풍성한 시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첫날 28일(목)부터 4일간 진행하는 메인 전시인 ‘아트 DMZ 그룹전’에는 아트경기 선정작가 21인과 스튜디오 끼 추천작가 34인의 작품 110여 점을 ‘스튜디오 끼’와 ‘문학수첩’ 갤러리 두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경기 북부를 대표하는 원로·중견 작가 5인-김태호, 이세현, 최영욱, 주태석, 지석철-을 함께 초대하여 경기 지역 예술인들의 세대 간 교류의 장을 마련해본다. 30일(토)은 온라인으로도 참여 가능한 다양한 부대행사가 진행된다. ‘작가 토크쇼 – 꼰대라떼와 얼죽아 작가의 Talk’에는 아트경기 작가 유혜경, 최재혁과 중견·원로 작가 김태호, 주태석을 초청, 선후배간 교류의 장을 가져본다. 이후 전혜연 큐레이터, 안현정 미술평론가, 이진명 큐레이터, 김상윤 감독, 김노암 미술평론가 참여의 ‘아트 DMZ 포럼’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DMZ와 북부 경기 지역의 예술 활성화 전략’을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을 벌인다. 마지막으로 이광기 대표 진행의 ‘라이브 경매쇼’를 개최,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의 작품 중 일부를 실시간 경매를 통해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선보인다. 또한, 30일(토)과 31일(일) 양일간 아트상품과 지역 생산품 등 13곳의 소상공인 업체가 참여하는 ‘끼마켓’을 운영, 지역 상권과의 동반성장을 기대해본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경기문화재단 누리집(ggcf.kr) 또는 아트경기 누리집(artgg.ggcf.kr)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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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미술 출판사 스키라, ‘코리안 아이 2020’ 도록 발간사진: DA IN PARK, Beauty Cult, 2020, Mixed media, Performance and installation, Dimensions variable, Courtesy of PCA세계적인 미술 출판사 스키라(SKIRA)가 코리안 아이 2020(Korean Eye 2020) 도록을 발간해 현대미술계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75명의 한국 작가를 소개한다.세계적인 미술 전문 출판사 스키라는 이번 도록 출판을 통해 대한민국 동시대미술이 대한민국의 문화 원동력임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 도록에는 총 1700여명의 지원자 중 선정된 75명의 작가가 소개될 예정이다.작가 선정은 영국패러렐 컨템퍼러리 아트(이하 PCA) 대표 및 창립자인 세레넬라 시클리티라, 러시아 에르미타주 미술관의 동시대미술부 총괄디렉터 디미트리 오제코브, 영국 사치갤러리의 수석 큐레이터 및 디렉터 필리파 아담스에 의해 진행됐다. 도록 출판과 함께 러시아, 영국, 한국의 주요 도시에서 투어 전시가 예정돼 있다.하나은행 후원으로 진행되는 코리안 아이 전시 ‘창조성과 백일몽’은 현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에르미타주 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가을 런던 사치 갤러리를 거쳐, 2021년 초 서울 전시를 개최할 예정이다.PCA와 스키라에서 출판하는 이번 도록은 3번째 코리안 아이 도록으로, 글로벌 아이 도록으로는 9번째이다. 총괄 디렉터인 세레넬라 시클리티라는 남편인 데이비드와 함께 2008년 사치 갤러리와 파트너십을 맺고, 코리안 아이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이 프로젝트는 세레넬라 시클리티라가 여러 번의 한국 방문을 통해 컬렉터로서 한국의 동시대미술에 감명을 받고, 새로운 미술 세계를 좀 더 깊이 탐구하고자 시작됐으며, 한국의 이머징아티스트들을 세계적인 전시와 도록 발간을 통해 해외에 알릴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설립했다.12년 후인 지금, 국내 미술 문화의 폭넓은 다양성과 그 정신이 글로벌 아이의 비전과 잘 맞물리고 있다. 세레넬라 시클리티라와 데이비드 부부는 신진 작가들을 후원하는 뜻에서 ‘아이(Eye)’ 브랜드를 출범시켰으며, 한국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태국,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아시아 국가에서 높은 수준의 도록과 전시를 선보였다.세레넬라 시클리티라 총괄 디렉터는 “아트는 일종의 목소리다”라며 “각 목소리는 본인이 속하는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도록 선정 작가는 다음과 같다(가나다 순).△강예신 △강임윤 △강호연 △고사리 △구정아 △권기수 △권죽희 △김기라 △김범수 △김병찬 △김승구 △김은하 △김은형 △김재미니 △김재일 △김제원 △김주리 △김중백 △김하영 △김훈규 △도윤희 △룸톤 △류정민 △리사박 △박관택 △박다인 △박미옥 △박상호 △박혜원 △박효진 △배준성 △백정기 △비홉 △세비가 △신미경 △심승욱 △안철현 △양정욱 △옥정호 △유지영 △윤세열 △윤정미 △이두원 △이세경 △이세현 △이승구 △이용백 △이원우 △이윤희 △이이남 △이정록 △이정진 △이창원 △이혜림 △임현락 △정다운 △정두화 △정현 △조윤국 △지용호 △진 마이어슨 △차승안 △차종례 △최선 △최성임 △최수련 △최수환 △최영욱 △최윤석 △최지목 △코디최 △한아람 △헬레나 파라다 김 △홍영인많은 작가들이 코로나19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스튜디오 작업을 최소화하고 자택에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립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전시 중이며 도록에도 소개될 예정인 홍영인 작가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자택에서 홍영인 작가 특유의 섬세한 자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에르미타주 박물관 전시에 선정된 박다인 작가는 퍼포먼스를 위해 자가 격리를 고려해 전시 오프닝 몇 주 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갔다. 히터가 고장 나 추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퍼포먼스를 하기 위해 150여개의 레진으로 만들어진 닭발을 꼼꼼하게 만들었고, 그의 작품 ‘뷰티 컬트(Beauty Cult)’는 현재 국립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고대 작품 사이에 당당히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코로나19가 작가 및 갤러리에 끼친 피해는 다양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다양한 새로운 작품들은 탄생하고 있다.◇스키라(SKIRA)스키라는 스위스 로잔(Lausanne)에서 1928년 알버트 스키라(Albert Skira)에 의해 설립됐으며 제네바(Geneva)로 본사를 옮긴 후 지금까지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첫 공식 출판물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the Metamorphoses by Ovid)에는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의 삽화와 30점의 판화가 포함돼 있다. 또한 스테판 말라므레(Stephane Mallarme)의 시집(Poesies)은 헨리 마티스(HenriMatisse)의 삽화 29점도 포함돼 있다. 오늘날까지 스키라는 매년 전 세계에서 개최되는 주요전시 및 작가 카탈로그 작업을 50권 이상 출판하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국립 에르미타주 미술관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미술관은 러시아 최고의 국립미술관이다. 이 미술관은 러시아 왕실의 소장품을 위해 설립됐으며 러시아혁명 이후 국립미술관으로 개편되면서 더욱 확장됐다. 에르미타주 미술관은 상트페테르부르트 시내 중심의 옛 왕실이었던 건축물에 위치해 있다. 겨울 궁이라 불리는 바로크양식의 왕궁은 건축가 라스트렐리(Bartolemeo Rastrelli)가 엘리자베스 황후(Empress Elizabeth)를 위해 지었으며, 네오클래식양식의 소에르미타주는 발랭 드 라 모트(Vallin de la Mothe), 구에르미타주는 유리 펠텐(Yuri Velten), 에르미타주 극장은 자코모 쿠아렝기(Giacomo Quarenghi)가 예카테리나 대제(Catherine the Great)를 위해 건축했다. 마지막으로 신에르미타주는 니콜라스 1세 황제를 위해 레오 폰 클렌체(Leo von Klenze)가 건축했다. 후에 지어진 건출물은 대중에게 최고의 왕실 소장품을 선보이고자 지었다. 1852년부터 1917년까지 왕실 에르미타주 미술관이라는 이름으로 외부로 공개되기 시작했다. 궁전광장을 가로질러 겨울궁을 바라보는 신관(GeneralStaff Building)의 동쪽에는 현재 19세기 및 현대미술작품 소장품이 전시돼 있다.◇사치 갤러리전 세계 현대 미술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사치갤러리(Saatchi Gallery)는 1985년에 설립됐으며, 연간 150만 명 이상이 다녀가는 영국 최고의 관광명소 중 한 곳이다. 설립자 찰스 사치(CharlesSaatchi)는 1990년대에 데미언 허스트를 비롯한 영국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소장하기 시작했고, 1992년 ‘Young British Artists’라는 전시를 가지면서 yBa 열풍의 토대가 마련됐다. 그 후 1997년 로열 아카데미에서 열렸던 ‘센세이션 Sensation’전으로 yBa는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키며 전략적 마케팅을 통해 영국 현대미술의 부흥을 알렸다.◇하나은행코리안 아이 2020은 하나은행의 공식 후원으로 진행된다. 하나은행은 글로벌 문화예술 후원 활동의 일환으로, 한국의 역량 있는 젊은 작가들의 세계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코리안 아이를 공식 후원함으로써 한국 미술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하나은행은 1971년 6월 25일에 설립돼 충청은행, 보람은행, 서울은행, 한국외환은행을 성공적으로 인수 합병하며 국내 초우량 선도 은행으로 성장했다. 특히 자산관리, 외국환 업무, 디지털 금융, 해외 네트워크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글로벌PB어워드(더뱅커誌 & PWM)에서 ‘대한민국 최우수 PB은행’으로 선정됐으며(총 6회), 유로머니誌에서도 2019년 ‘대한민국최우수 PB은행’으로 선정돼 총 12회 수상했다. 외국환 분야에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하며 글로벌 파이낸스誌로부터 ‘대한민국 최우수 외국환 은행(2020 Best Foreign Exchange Provider in Korea)’에 19년 연속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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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밖 사람들> "문화장르가 업이라 좋아" 독립큐레이터 김지연독립큐레이터 김지연씨 "못 박고 차에 작품 싣고…화려해 보이지만 실제론 '노가다'""언어로 소통하는 게 지겨워 이미지 소통하는 미술 선택"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큐레이터요? 화려한 직업인 건 맞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도 만나기 쉬워요. 하지만 실제로는 '노가다'에요. 직접 벽에 못을 박고 차에 작품을 싣고 다니는 사람도 있는 걸요." 전시 기획자를 통칭하는 큐레이터는 원칙적으로 미술관에서 전시를 기획하고 작품을 수집·관리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전문 인력을 가리킨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화랑에서 근무하는 갤러리스트와 아트딜러, 아트디렉터, 아트마케터, 아트매니저 등을 통칭해 큐레이터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겉으로는 일견 화려해 보이는 직업이지만 사실 큐레이터는 '물 위에 떠 있는 백조'에 가깝다. 단순히 전시를 기획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온갖 잡일까지 혼자서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정 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 큐레이터의 고충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터. 최근 삼청동에서 만난 독립 큐레이터 김지연(42)씨는 "그래도 일과 놀이를 구분하지 않아도 되고, 문화장르가 '업'이라서 좋다"고 말했다. 그는 경남 합천 해인사 일대에서 전통 사찰과 자연, 현대미술의 조화를 모색한 '해인아트프로젝트 2013 마음'전에서 큐레이터를 맡은 것을 비롯해 아트쇼 부산 2014 예술감독, 2014 창원조각비엔날레 큐레이터, '지리산프로젝트2014: 우주예술집' 실상사 큐레이터 등으로 활동해 왔다. 주로 지역 커뮤니티와 연계된 예술 프로젝트다. "미술관처럼 정제된 공간 안에서 미술품을 감상하는 것도 의미는 있겠지만 저는 솔직히 싱거운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권력을 비판하는데 미술계의 최대 권력인 미술관 안에 걸린다? 그건 미술의 본분은 아닌 것 같아요." 성신여대 국문과를 졸업한 그는 학부 시절 미국 연수를 갔다가 우연히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석사 논문을 준비하는 다른 연수생(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주의 동생)을 만나 미술에 눈을 떴다고 한다. "국문과 공부를 하면서 문학적인 수사가 싫어지는 순간이 있었어요. 수사가 불편하게 느껴지고 언어로 소통하는 게 지겨웠죠. 하지만 미술은 보면 이미지로 바로 소통할 수 있잖아요. 다른 언어가 있다는 게 흥미로웠죠. 지금도 계속 (미술에 대해) 글을 써야 하니 언어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만요. (웃음)" 1년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대학원에서 미술사와 미술이론을 공부했다. 이후 구자흥 명동예술극장장이 기획을 맡은 밀레니엄 프로젝트 'DMZ-호랑이는 살아있다'에서 홍보를 담당하고, '제1회 미디어시티 서울'에서 세계적인 큐레이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가 감독을 맡은 '전광판 프로젝트'에 인턴으로 참여하며 실무에 뛰어들었다. 2001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조교로 2년간 근무하면서 당시 강사였던 조각가 정현·한국화가 유근택을 비롯해 동료 조교였던 장지아 등 수많은 작가와 널리 친분을 쌓았다. 하지만 본격적인 출발은 사실 갤러리스트였다. 김 씨는 2003년 대형 화랑 중 하나인 가나아트센터 기획팀에 입사했다. 가나아트가 인사동과 평창동에 모두 4곳의 전시 공간을 운영할 때였다. 당시 기획실장은 미술사학자 최열이었다.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한 번에 전시 2∼3개를 고민해야 했고 작품의 반입·반출 확인, 작품 목록 정리, 우편물 발송까지 전부 한 명이 맡아서 해야 했다. 평일에 오후 10시가 넘어 퇴근하는 날이 비일비재했고 주말도 대부분 반납했다. 김 씨의 어머니는 딸이 하도 집에 안 들어오니 "돈을 얼마나 번다고 그렇게 타락한 생활을 하느냐"고 했다고 한다. 당시 가나아트는 비교적 선도적으로 미술계의 비수기인 여름과 겨울에 어린이 전시를 기획해 선보였다. 김 씨가 '반복'을 주제로 기획해 2004년 1월 선보인 어린이전에서는 한 작가가 자신의 설치 작품이 놓인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자신의 작품을 전부 들고 돌아가는 일이 벌어졌다. 자신보다 어린 작가의 작품이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데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전시장 한쪽이 통째로 빈 상황. 그는 어쩔 수 없이 그날 밤 작가의 작업실에 찾아가 울면서 용서를 구했다. 김씨의 사과에 마음이 풀어진 작가는 작품을 도로 갖다놨다. "작가가 이렇게 무섭구나, 작가와 기획자의 기 싸움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라는 걸 알게 됐죠. 물론 그때는 제가 일방적으로 무릎을 꿇었지만요. 하하." 2006년께 미술시장이 좋아질 무렵, "화랑에서 일하면서 시장을 모른다"는 얘기가 내부에서 나왔다. 전시를 기획하고 신진작가를 발굴하는 기획팀과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협업) 등을 진행하는 마케팅팀이 나뉘어 있다 보니 생긴 일이었다. 사실 화랑의 핵심은 작품 판매다. 어떤 작품을 전시하느냐보다 어떤 작품을 얼마나 팔았느냐에 더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김 씨도 본의 아니게 당시 작품 판매 업무도 병행해야 했다. "사실 그때는 가만히 있어도 작품을 사려는 사람이 많았어요.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작품이 팔려나갈 때였죠. 한번은 손님이 딸에게 물려주겠다고 해서 당시 한창 인기 있던 작가의 작품을 팔았죠. 그런데 작품을 판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강남의 한 화랑에 그 그림이 나왔어요. 안에서 엄청나게 혼났죠. 그때는 그냥 팔면 되는 줄 알았거든요. 좋은 손님인지 단순히 투기 목적으로 사는 손님인지 구분해야 하는 걸 몰랐죠." 김 씨는 "작품 판매를 하면서 장사의 매정함을 알게 됐고 시장 생리가 나와는 안 맞는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박사학위 논문을 마저 쓰려고 가나아트를 그만둔 김 씨는 얼마 있다가 고미술을 전문으로 하는 학고재갤러리에 들어갔다. 고낙범·노순택·양아치의 3인전 기획을 시작으로 고려불화와 이용백, 감로탱과 신학철, 겸재 정선과 이세현 등 고미술과 현대미술의 만남을 주제로 한 '춘추'전 등을 기획한 김 씨는 지난 2012년 9월 학고재갤러리를 나와 독립 큐레이터의 길을 걷고 있다. 김 씨는 "제도 안에서 세상을 얘기하는 것 말고 세상 안에서 미술을 얘기하는, 현장성 있는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큐레이터를 맡았던 해인아트프로젝트와 지리산프로젝트 등이 그런 식이다. "사실 작가들은 자본에서 자유롭지 않아요. 물론 더 좋은 공장에 맡기면 작품이 더 잘 나올 수는 있겠죠. 작품의 퀄리티(질)가 돈과 비례한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라는 거죠. 작업의 완성은 돈의 문제가 아니에요." 지역과 연계된 예술 프로젝트의 성패는 사실 예산 규모보다 얼마나 지역 안에서 지속성을 갖고 꾸준히 프로젝트를 밀고 나가느냐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김 씨는 "지리산 실상사에서도 작가들이 무리해서까지 작업을 잘 해줬다"면서 "작가가 어떤 개념을 실현할 때 돈이 없어도 노동력을 가지고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가들이 돈을 들이지 않는 작업을 하게 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물론 "이와는 별개로 작가들에게 아티스트비는 더 챙겨줄 수 있는 시스템은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최근 정부가 오는 2018년까지 미술시장을 6천3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건 '미술진흥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작가를 차근차근 지원하는 화랑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단순히 돈만 투입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에요. 미술관과 화랑 간에 긍정적인 네트워크도 형성돼 있지 않은 것도 문제죠." 그는 가나아트 시절부터 신진 작가 발굴에 많은 역할을 했다. "내가 생각하는 주제 의식의 방향과 맞는지, 그 작가의 작업을 내가 공감할 수 있는지, 나를 설득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에요. 이른바 '똘끼'가 있어야 작업도 계속 가더군요. 정직성, 장지아 등은 제가 계속 주목하는 작가입니다." 김 씨는 천경우와 김월식 등의 작가를 꼽으며 "늘 좋은 피드백을 줘 프로젝트를 맡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가"라고 웃으며 말했다. "인성이 착한 작가가 좋아요. (웃음) 예전에는 작가의 인성과 작품은 무관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지금은 아닙니다. 저희끼리는 일종의 '블랙리스트'도 있어요. (웃음) 이 기획자와 갈등을 빚은 작가는 어김없이 다른 곳에서 다른 기획자와도 또 갈등을 빚기 마련이거든요. 주변을 두루 살피면서 작업하되 자기를 포기하지 않는 작가가 좋은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바쁜 일정 탓에 아직도 박사학위 논문을 쓰지 못했다는 김 씨는 "앞으로 (박사 논문 주제인) '비물질'을 주제로 한 전시를 기획하고 싶다"며 "정신성이 비물질이 아니라는 것을 전시를 통해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